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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
  • 작성자 : 나눔운동본부
  • 등록일 : 2016-06-21
  • 조회수 : 1820


2016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우리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마다하지 않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뜨거운 사랑을 묵상하는 ‘예수 성심 성월’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켜주기 위해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셨고, 당신을 따르는 모든 이들이 화해하는 삶을 살도록 명하셨습니다(2코린 5,18-19 참조). 죄로 인해 갈라졌던 관계를 회복하고, 화해를 통해 참된 일치를 이루어갈 수 있도록 초대받는 이 시기에, 우리 민족은 여전히 남북 분단과 적대적 대립의 처참한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는 1990년대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로켓 발사, 그에 대한 대응으로 강력한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대화와 협력의 공간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마지막 상징으로 남아있던 개성공단도 올해 사순시기가 시작되던 재의 수요일 아침 전격적으로 폐쇄되었습니다. 전례력으로 사순시기를 마무리하고 부활의 큰 기쁨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보냈지만, 대결과 갈등의 어둡고 캄캄한 우리 민족의 사순 시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분단 과정에서 우리는 끔찍한 전쟁을 겪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남과 북은 너무도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기나긴 휴전상태가 이어지면서 전쟁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하고 오히려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그 상처는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자리하여, 크고 작은 사회문제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에 대한 증오심으로 야기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와 대량살상무기가 한반도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또다시 벌어진다면, 남과 북은 공멸하고 말 것입니다.


냉전체제가 무너지던 1990대 초 남과 북은 서로를 적대시하던 정책을 내려놓고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교류협력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하여 한반도를 핵무기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평화지대로 만들어갈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우리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이하여 남과 북의 정치지도자들이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주기를 호소하며, 아울러 핵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과 노력을 적극 지지합니다.
끝없는 무기경쟁에서 벗어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이사 2,4)’ 참된 평화가 한반도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평화는 본질적으로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거저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평화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질서를 추구할 때 날마다 조금씩 이룩되는 것이고, 모든 사람이 평화 증진에 대한 책임을 인식할 때에만 꽃필 수 있는 것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95항).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화해는 본질적으로 일치를 지향합니다. 요한복음 17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시고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과의 화해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화해는 일치를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이 모두 통일을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통일을 이야기하면서도 남과 북은 전혀 다른 방향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통일은 적화통일이고, 남한은 우리 체제로의 통일인 흡수통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통일에 목소리를 높일수록 갈등은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치의 전제조건이 화해이듯, 통일의 전제조건은 평화이어야 합니다. 통일은 평화로움 속에 자연스럽게 맺어지는 결실과도 같은 것입니다. 평화가 배제된 통일은 전쟁이나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선적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평화를 약속하셨습니다. 그 평화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와는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세상은 힘을 통해 평화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힘으로 이룬 평화는 타자의 고통과 분노 위에 세운, 언제든 깨어질 수 있는 불안한 평화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평화는 힘이 아닌 사랑을 통해 이루어지는 적극적인 평화입니다. 즉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평화,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7).’라는 주님의 유일한 계명을 통해 얻어지는 평화를 말합니다. 주님께서는 그 평화를 통해 세상을 이겼노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십니다(요한 16,33. 참조).


주님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마음속 앙금을 털어내야 합니다. 전쟁의 상처와 기억이 키워온 적개심은 상대방을 증오의 대상으로 보도록 하였습니다. 그 속에는 ‘용서’라는 복음적 가치가 자리할 공간이 없었습니다. 돌처럼 굳은 마음은 ‘사랑하라’는 주님의 유일한 계명을 공허한 메아리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선포하신 ‘자비의 특별희년’은 기나긴 분단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주어진 특별한 은총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자비의 특별희년 이 주제 말씀은 분단 상황 속에서 완고해진 우리 신앙인을 일깨우는 소중한 말씀입니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씀해주고 계십니다. 악을 악으로 갚아서는 안 됩니다. 악마에 대항해 우리 자신이 악마가 될 수는 없습니다. 자비로움을 간직한 가운데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이 바른길로 돌아설 수 있도록 기도하고 촉구하여야 합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기도는 우리 신앙인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우리의 기도에 귀 기울여 주시는 하느님께서는 불가능도 가능케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루카 1,37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공감’과 ‘연대’를 강조하셨습니다. 민족 분단의 상황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고, 우선적으로 기도를 통한 연대를 이루어가기를 당부합니다. 지난해 한국교회가 함께 봉헌하였던 ‘저녁 9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주모경을 바치는 기도운동’이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뜻을 같이하는 우리 기도의 연대가 주님을 통해 놀라운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를 위한 기도와 더불어 실천적인 행동들도 뒤따라야 합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가정이나 이웃, 본당 공동체에서 평화를 위한 행동들이 실천되어야 합니다. 또한, 불행과 고통 중에 있는 휴전선 너머 우리 형제자매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아픔과 어려움에 공감하고 사랑의 나눔을 통해 연대의 정을 더욱 튼튼히 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행하는 평화의 노력들이 평화를 원하는 이들과 또한 우리 자신을 평화롭게 만들 것입니다(루카 10,6 참조). 주님의 은총이 한반도 모든 형제자매들에게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2016년 6월 19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 기 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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